토트넘은 현재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8라운드 루턴타운을 상대로 승리를 하면서부터입니다. 그리고 그날 장기적인 라이벌 팀들도 승리를 기록하면서 승점 3점을 얻었습니다.
장기적인 라이벌 팀들은 바로 맨유와 첼시인데, 시즌 첫 8경기 성적은 매우 부진하지만 그래도 아직 30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솔직히 8경기면 리그 20%가 넘는 진행률이라서 무조건 시즌 초반이라고 넘겨버릴 건 아니지만, 어쨌든 만약 지금이라도 제대로 시동이 걸리면 분명 위협적인 팀들인 건 맞습니다.
맨유는 패배 직전이었는데, 그동안 벤치 자원으로 분류되면서 설움이 가득했던 맥토미니가 후반 마지막에 교체로 출전하더니 미친 활약을 하면서 4분 만에 동점골과 극적인 역전골까지 넣으면서 브랜드포드를 2대 1로 꺾고, 드디어 4승으로 반타작은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놀랍게도 득실점은 무려 -4로 전형적인 약팀의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8경기 팀 득점이 9골로 하위권 수준이고, 실점은 12 실점으로 아스날의 2배였습니다. 현재 맨유의 순위는 10위로, 어찌 보면 정확하게 경기력에 걸맞는 순위입니다.
그 밑에 있는 11위 첼시보다도 안 좋은데 그나마 첼시는 11득점, 7 실점으로 득실점에서는 맨유보다 훨씬 나은 +4를 기록했습니다. 첼시는 무대포인 번리를 4대 2로 대파하면서 나름대로 자신감을 찾는 경기를 했는데, 놀랍게도 이번 승리가 고작 3승째였습니다. 지난 풀럼전에 이어서 2연승을 한 결과가 총 3승으로, 승점 11점 순위는 11위인 건데, 과연 얼마나 올라올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맨유나 첼시가 전통의 강호들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계속 경계되는 마음이 들기는 하는데, 분명 구단의 저력이라는 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두 팀은 솔직히 약팀들한테도 비기거나 지면서 승점을 많이 깎아 먹어서 우승 경쟁에서는 많이 밀린 게 사실입니다.
불안한 건 이러다가 갑자기 토트넘과 붙을 때, 갑자기 각성해서 고춧가루를 뿌린다거나 혹시 뭐 그런 일이 있을까 봐 마음에 걸리는데, 나름 응원할 테니까 토트넘을 만날 때가 아니라 맨시티, 리버풀, 아스널 만날 때 화이팅해서 이 팀들의 발목을 잡아주길 바라겠습니다.
현순위표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토트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얘기를 더 해보자면, 첫 8경기에서 승점 20점을 넘은 게 지난 1960년 이후 63년 만의 기록이라는데요. 통계 전문 매체인 '옵타'의 자료에 따르면 1960, 1961시즌에 첫 8경기 승점 24점으로 토트넘이 최종 리그 우승을 했습니다.
가장 최근 기준으로는 포체티노 시절에 2016/2017 시즌에 첫 8경기 승점 18점으로 최종 리그 준우승을 했던 기억이 있고요. 2020/2021시즌인 무리뉴 시절에는 개막전 패배 이후에 11경기 무패를 했습니다.
같은 시점인 첫 8경기 때는 승점 17점으로 지금은 물론이고 포지티노 때보다 낫죠. 아직도 설레발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토트넘을 우승 경쟁팀이라고 부르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성적인 건 맞습니다. 지난 시즌 아스날이 시즌 내내 1위를 하다가 막판에 우승을 놓치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어쨌든 현시점에서 토트넘이 우승 후보라는 건 절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적 전문가인 '로마노 기자'도 이번 경기 후에 토트넘의 성적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는데 "패배를 모른다. 매 경기마다 득점을 올렸다. 현재 리그 1위다. 1980년 이후 최고의 시즌 스타트다. 앤지 감독은 고작 4개월 전에 부임했다."라면서 지난 시즌 8위에 그쳤던 토트넘이 완전히 180도 달라졌다면서 깜짝 놀란 겁니다.
로마노도 인정한 대반전 성적인 거죠.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캡틴 손흥민입니다. 루턴타운전 공격 포인트는 없는 손흥민이 갑자기 왜 튀어나오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경기 후 'TNT 스포츠'에서 진행된 분석에서 맨유의 레전드인 퍼디난드는 토트넘이 강철같이 단단하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오늘 토트넘은 각자 다른 나라에서 온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았다. 그런데도 정말 강력한 선수단의 모습을 보여줬다."
"10명이 됐음에도 패닉이 빠지지 않았고, 오히려 밀리다가도 펀치를 날리는 모습이었다."라면서, 토트넘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힘든 상황을 이겨낸 것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에서 평균 나이가 가장 어린 팀들 중에 하나로, 쉽게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는 팀입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에너지가 넘치고 분위기가 좋을 때는 폭발적일 수 있지만, 반대로 예상외의 돌발 상황이 생길 경우에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지난 아스날전에서도, 전반전에 로메로의 불운한 자책골 이후에도 토트넘은 흔들리지 않고 동점골을 넣으면서 따라갔고, 이번 루턴타운 전에서도 비수마가 퇴장당한 뒤에 후반전에 반더벤이 결승골을 터뜨렸는데요.
이렇게 어린 토트넘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꺾이기는 커녕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내는 건 주장인 손흥민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그걸 인정이라도 한 듯, 'TNT 스포츠'는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과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토트넘 승리의 비결을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이 인터뷰에는 미녀 진행자 로라우즈와 토트넘의 레전드 공격수인 크라우치, 맨유의 레전드 수비수인 퍼디난드가 참여했습니다. 로라우즈는 처음부터 반더벤을 언급하면서 어떻게 그런 예언을 하게 됐냐고 물었습니다.
손흥민은 강렬한 예감이 느껴졌다고 하면서, 나와 반더밴과 포스터가 같은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그냥 느낌이 와서, "미키야, 오늘 네가 골을 넣을 것 같아"라고 했다. "반더벤은 그냥 웃어버렸고,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봐라 축구는 가끔 이런 미쳐버린 느낌이 맞을 때가 있다"면서 아무도 믿지 않았던 반더벤의 득점을 미리 예견해 버린 대단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그 반더벤의 득점이 결승골이 됐으니까 손흥민을 승리 요정이라고 해도 될 것 같죠? 이어서 미녀 진행자는 전반 종료 직전에 비수마가 퇴장당해서 10명이 돼버린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요. "감독님은 우리의 플레이를 바꾸고 싶지 않아했다 전반전에 우리는 그들을 압도했고, 한 명이 빠진 건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의 경기 내용은 좋았다"라면서,
비스마가 퇴장을 당한 돌발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황하지 않고 준비한 전술을 펼쳤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토트넘의 레전드 공격수였던 크라우치는 올 시즌 손흥민의 활약에 완전 불이 붙었다면서 혹시 감독의 특별한 지시가 있었냐고 물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감독님은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 그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를 준다."라면서 9월에만 6골을 폭발시켰던 자신의 활약이 자유로움에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선수를 믿고 자유롭게 풀어준 앤지감독과 그 자유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최고의 활약 중인 손흥민 모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데요. 그리고 맨 위에 레전드 퍼디난드가 손흥민에게 믿을 수 없는 내용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도 케인이 팀을 떠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신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현재 토트넘은 케인 없이도 더 강해 보인다."
"케인이라는 엄청난 선수가 떠났는데도 어떻게 팀을 이렇게 강력하게 만들 수 있었나"라면서 현시점에 토트넘이 케인이 있었던 때보다 훨씬 좋은 팀이라는 평가를 내린 겁니다. 동시에 주장인 손흥민이 뭔가를 했기 때문에 팀이 이렇게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질문했죠.
손흥민이 과연 어떻게 답변했을까요? 네 다들 예상했다시피 또 겸손한 태도로 팀원들 모두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케인이 떠나 팀원들 모두가 더 큰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다. 모두가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많은 슈팅을 하려고 한다."라면서 선수들이 모두 동기부여가 넘친다고 했죠.
손흥민이 이렇게 겸손한 인터뷰를 해도 이제는 주위에서 먼저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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